발바닥이 간지러울 때, 대다수는 '무좀'을 먼저 의심한다. 병원에서 진단을 받지 않고, 임의로 무좀약을 사용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하지만 발바닥이 가렵다고 다 무좀은 아니다.
발바닥 가려움증, 무좀으로 단정 짓지 말아야발바닥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무좀과 함께 접촉성 피부염, 피부건조증을 꼽을 수 있다. 세 질환은 가려움을 유발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세부 증상에서는 차이를 보인다.먼저 발바닥의 간지러움이 심하고, 발바닥에 작은 수포나 각질이 관찰된다면 ‘무좀’을 의심해봐야 한다. 특히, 발가락 사이 껍질이 벗겨지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무좀일 가능성이 크다. 무좀은 피부사상균에 감염되어 발생하는 피부병으로, 균이 피부 각질층에 침투하며 감염된다. 주요 원인균으로는 △적색 백선균 △백색 종창균 △유모표피사상균 등이 있다.무좀으로 진단하기 위해서는 임상 증상 확인과 더불어 ‘진균 검사’가 필요하다. 증상이 비슷한 습진과 구분하기 위해서다. 무좀은 곰팡이균에 의해 발생하므로 검사서 곰팡이균을 관찰할 수 있지만, 습진은 곰팡이균과 관련이 없다. 따라서 두 질환을 명확히 구분하기 위해서는 진균 검사를 통해 곰팡이균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진균학적 검사에는 직접 도말 검사(koh 도말 검사)와 진균 배양 검사 등이 있다.만약 특정 신발을 신었을 때만 가려움증이 나타난다면 습진의 일종인 ‘접촉성 피부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접촉성 피부염이란 피부를 자극하거나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물질에 노출됐을 때 나타나는 일종의 피부 염증이다. 발의 경우, 주로 신발의 가죽이나 가죽 제조에 사용된 화학물질, 금속, 접착제가 맨발 피부에 직접 닿으며 접촉성 피부염 증상이 나타난다. 접촉성 피부염의 대표적인 증상은 피부의 발적, 두드러기, 가려움증이며 심할 경우에는 물집이 생겨 진물이 흐르거나 만졌을 때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접촉성 피부염은 주로 원인으로 의심되는 물질을 피부에 부착한 후 피부 반응을 확인하는 ‘첩포시험’과 의심 물질을 하루에 여러 차례, 최고 10일간 피부에 문지르는 ‘유발시험’을 통해 진단한다.피부건조증 역시 가려움증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수포, 두드러기 등이 관찰되지 않고 심한 가려움이 나타난다면 피부건조증이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 또, 피부건조증의 경우 발의 피부 균열을 관찰할 수 있다. 피부건조증은 피부 표면 지질과 천연 보습 성분의 감소로 가려운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원인으로는 잦은 목욕, 스트레스, 다운증후군과 같은 유전성 질환, 피지 분비 감소 등이 꼽히며 당뇨병 환자, 노인, 이뇨제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는 경우 등에서 잘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부건조증은 대부분 스스로 진단이 가능하며 생활습관을 교정하면 증상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간지러움이 심한 경우에는 약물치료를 진행하기도 한다.
발이 가려워 참을 수 없다면발바닥이 가려울 때는 긁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하이닥 피부과 상담의사 김우진 원장(진피부과의원)은 “긁으면 피부의 손상이 일어나고 만성 가려움증이 될 수 있다”며 “접촉이나 마찰을 최대한 삼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가려움증이 심할 경우에는 “의사의 처방을 받아 항히스타민제, 스테로이드 연고 등을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가려움증을 완화하고 싶다면 얼음으로 냉찜질하거나 손바닥으로 가볍게 문질러주는 것이 좋다. 또, 발을 씻을 때는 미지근한 물과 약한 비누로 가볍게 씻는 것이 좋으며 목욕 후에는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 피부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한다. 아울러, 카페인, 때를 미는 행동, 긴장, 스트레스 등은 가려움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원인 질환을 치료하는 것. 발바닥을 긁어도 가려움이 해소되지 않고, 가려움증으로 일상생활이 불편하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찾아야 한다.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김우진 원장 (피부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