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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처럼 자주 찾아오는 간지러움, 질염

질염 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질염은 여성의 감기라고 불릴 정도로 흔한 질병이다. 약 75%의 여성이 살면서 한 번 이상 질염을 겪으며, 여러 번 겪는 경우도 많다. 질염에 걸리면 분비물이 많이 생기거나 악취가 나고 가려운 증상이 나타난다. 이때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재발할 가능성이 크고, 만성 질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질염의 종류는 다양한데, 대표적인 것은 칸디다스성 질염, 세균성 질염, 트리코모나스 질염이다. 질염마다 원인이 달라 정확한 원인을 파악한 후 다르게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질염의 종류 3



1. 칸디다스성 질염

가장 많은 여성이 경험하는 질염이다. 대표적인 증상은 흰 치즈 조각 같은 질 분비물이 나오는 것인데, 외음부의 가려움증과 작열감, 배뇨통을 동반하기도 한다. 칸디다스성 질염을 일으키는 원인의 약 85~90%를 차지하는 것은 ‘칸디다 알비칸스 균’이라는 진균(곰팡이균)이다. 칸디다 균은 △당뇨가 있을 때 △항생제나 에스트로겐이 높은 경구피임약을 사용했을 때 △임신했을 때 △면역력이 약화됐을 때 증식하기 쉽다.

칸디다균이 진균이므로 주로 항진균제를 사용하여 질염을 치료한다. 보통 약을 복용하면 2~3일 이내에 증상이 해소되는 편이다. 하지만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화되거나 반복적으로 재발하기도 한다. 재발 방지를 위한 억제 요법으로 경구용 항진균제를 6개월 동안 일주일에 1번 복용하는데, 이를 시행하면 90% 이상의 환자에게서 칸디다 질염이 재발하지 않는다.

2. 세균성 질염

질에는 ‘락토바실리’라는 유산균이 살면서 질을 산성으로 유지한다. 그런데 뒷물을 과하게 하거나 하체를 조이는 하의를 입거나 스트레스를 과하게 받는 등의 여러 이유에 의해 이 유산균이 사라지면 혐기성 세균이 증식한다. 혐기성 세균은 평상시에 전체 세균의 약 1% 미만을 차지하다가 100~1000배 정도까지 폭증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누런색이나 회색을 띠는 질 분비물이 나오거나 비릿한 냄새가 나는 세균성 질염이 발생한다. 질 내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던 유산균은 한번 없어지고 나면 다시 서식하는 것이 어려워 세균성 질염이 빈번하게 재발할 수 있다. 특히 생리 전후에 발생하거나 성관계 후에 심해질 수 있다.

이를 치료하려면 락토바실리라는 유산균은 죽이지 않으면서 혐기성 세균만 죽이는 항생제를 사용한다. 메트로니다졸 성분의 경구용 항생제를 7일간 복용하거나, 젤 형태의 약을 5일간 하루 1~2회 질 내에 삽입하는 방법이다. 두 방법 모두 효과는 비슷하고, 약 75~84%의 치료 성공률을 보인다. 하지만 약으로 복용할 경우 위장에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어 질 내 삽입하는 젤 형태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이외에 클린다마이신이라는 항생제도 세균성 질염에 효과가 있다.

세균성 질염은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골반염이 생길 수 있고, 자궁경부 세포진 검사에서 이상 징후가 발생할 수도 있다. 또, 임산부라면 조기 진통 및 조기 양막 파수 등의 합병증도 발생할 수 있어 증상이 있다면 빠르게 치료해야 한다.

3. 트리코모나스 질염

‘트리모코타스’라는 원충에 의해 질 내가 감염되는 질염이다. 트리코모나스는 질 내 정상적인 산성 환경을 변화시켜, 다른 질염과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세균성 질염과 동반되는 경우가 60%에 이른다. 주요 감염 경로는 성관계로, 남성과 여성 모두 트리코모나스증에 걸릴 수 있다. 전염률이 매우 높아 감염자와 성관계 하면 70%의 확률로 옮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리코모나스증에 걸리면 여성은 악취가 나는 다량의 초록색 분비물이 나오는 거나 물처럼 흐르는 냉이 많이 나와 팬티가 젖을 수 있다. 또, 악취가 발생하거나 질 입구가 따끔거리고 가려움을 느끼기도 한다. 반면, 남성은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여성 역시 무증상 보균자인 경우도 있다.

이를 방치하면 방광염이나 골반염이 생길 수 있다. 트리코모나스는 꼬리처럼 생긴 편모를 지니고 있어 운동성이 좋은 편에 속하기 때문이다. 이 원충이 요도를 타고 방광까지 침입하거나 자궁 내막을 타고 올라가 골반염을 일으킬 수 있는 것.

치료 방법은 항원충제 중 하나인 메트로니다졸이나 티니다졸을 복용하는 것이다. 1~2주 약을 복용하면 완치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원충이 잠재해 있다 재발할 가능성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또한 항원충제를 복용할 때 술을 마시면 구역, 구토, 두통, 어지러움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니 투여 기간과 투여 후 3일간은 금주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성을 매개로 한 질병이므로 반드시 배우자나 성 파트너도 함께 약을 복용하며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