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의 초저가 직구 플랫폼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안전성 검사를 시행하지 않은 해외 직구 제품에 대한 위해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관세청이 초저가 장신구 제품 404개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그중 24%(96개)에서 국내 안전 기준치를 초과하는 유해 중금속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가 고시한 ‘제한물질·금지물질의 지정’에 따르면 카드뮴 함량이 0.1% 이상, 납 함량이 0.06%를 초과하는 경우에는 금속 장신구 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 그러나 이번 분석 결과 일부 제품에서는 기준치의 최대 700배가 넘는 중금속이 검출되기도 했다.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귀금속을 사용하는 등으로 인해 유해 중금속이 과다하게 몸속에 쌓일 경우, 건강에는 어떤 위해를 끼칠 수 있는지 알아보자.
납, 카드뮴 등 유해 중금속, 체내에 쌓여 각종 이상 증상 유발일상생활 속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유해 중금속은 납, 카드뮴, 수은 등이다. 이들은 저렴하고 가공이 쉽다는 특징 때문에 귀금속의 재료로 사용될 뿐 아니라 각종 금속제 조리기구와 해산물 등의 식재료, 티백 등에 사용되면서 몸속으로 들어온다. 또 봄철에 심해지는 미세먼지에도 납, 비소, 카드뮴 등의 유해 중금속이 다량 함유돼 있어 호흡기를 통해서도 체내에 유입될 수 있다. 유해 중금속은 피부에 닿아 두드러기와 간지러움 등 각종 피부염 증상을 유발할 뿐 아니라, 체내에 유입되면 쉽게 분해되지 않고 체내 곳곳에 쌓이면서 각종 중독 증상을 가져온다. 중금속이 뼈와 관절에 쌓이는 경우 칼슘 대사에 영향을 미쳐 골다공증과 골연화증 등이 발병할 수 있고, 신장에 쌓일 경우 신장세포를 산화시켜 만성 신장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중금속의 종류에 따라 발생하는 증상에도 차이가 있다. 수은 중독의 경우 △구내염, 치은염 등의 구강 염증 △손발의 떨림과 보행실조, 발음장애 등의 신경장애 △수면장애, 기억력 저하 등의 정신적 변화를 겪을 수 있다. 납의 경우 △식욕부진 △현기증 △구토 △체중 감소 등 뇌 관련 증상을 가져올 수 있으며 카드뮴은 △빈혈 △관절 통증 △위장염 △호흡곤란 증상 등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생활 속에서 사용하는 제품과 미세먼지 등으로 인해 서서히 몸속 유해 중금속 축적량이 늘어나면 ‘만성 중금속 중독’ 상태가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만성 중금속 중독은 초기에는 특별한 이상을 느끼지 못하다가 갑작스럽게 질환이 발병하면서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산업환경 등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급성 중독은 비교적 증상과 원인이 명확하지만, 만성 중독은 비특이적 증상을 겪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명확한 원인을 찾기도 어렵다는 것이 문제다. 특히 어린이의 경우 만성 중금속 중독으로 인한 증상 및 질환을 더욱 빨리 겪을 수 있으며, 만성 중금속 중독 상태의 임산부는 태아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혈액 검사 등으로 체내 중금속 축적 정도를 확인하고, 중금속을 체내로 유입하는 원인을 찾아 조치를 취하는 것이 좋다.
일상 속에서 중금속 중독 피하는 방법은?중금속 중독은 서서히 우리 몸을 해치는 위협적인 존재인 만큼, 중금속과의 접촉이나 섭취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좋다. 몸에 직접 닿는 귀금속이나 금속이 포함된 의류 등은 저렴하다는 이유만으로 해외 구매를 하기보다는, 국내 안전성 기준을 통과한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식품류의 경우에도 각종 중금속 및 유해 의약품 등이 함유돼 있을 수 있는 만큼 정식 수입검사 절차를 시행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권장된다. 부득이한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해외직구 위해식품 목록’을 확인해 제품명과 성분을 확인한 후 구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음식물을 조리하고, 섭취하는 과정에서도 중금속이 몸속으로 들어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금속 식기나 주방용품을 세척할 때 철제 수세미 등으로 세게 문지르면 코팅이 벗겨지면서 알루미늄, 납 등의 중금속이 용출될 수 있다. 만약 냄비나 팬 바닥에 음식물이 눌어붙어 잘 떨어지지 않는 경우에는 베이킹소다를 섞은 물을 넣고 끓이면 쉽게 제거할 수 있다. 또한 습한 환경에서 장시간 보관한 식기나 주방도구에 녹이 슬어 있다면 중금속 섭취 위험이 높아지는 만큼 사용하지 않는 것이 권장된다. 미세먼지가 심한 봄에는 공기 중 중금속도 무시할 수 없다. 공기 중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단계일 때부터는 실외 활동을 최대한 자제하고, 외출 시에는 kf80 이상의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충분한 환기를 통해 실내 공기도 관리해야 한다. 미세먼지 농도가 좋음에서 보통 사이일 때는 30분 이상 환기를 하고, 나쁨 이상일 때에는 3~5분 내외라도 환기를 해 주는 것이 좋다. 공기청정기 등 기계환기를 시행하는 경우에는 필터를 수시로 관리해 깨끗한 공기 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